[도서] 자유로울 것
자유로울 것 中, 임경선
행복이란 얼만큼 행복한 일들이 내게 일어날까. 라는 객관적인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큼 내가 그것을 행복으로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주관적인 마음의 상태로 결정된다는 것을.
열심히 돈을 모아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산다 거나,
멀리 여행을 간다거나.
하지만 그렇게 채워지는 행복은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유효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지금 그녀는 욕망을 욕심 탐욕과 혼동하고
무기력 나태함을 착함 초연함으로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인 욕망을 위해 주위 사람들과 환경에 폐를 끼치면서까지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하는 것은 탐욕이지만
정당한 노력을 실천하고 위험 요소를 감수하고서라도 발전해나가려는 것은 꿈을 향해 걸어 나가는 것이다.
왜 꿈을 포기하는 것이 욕망의 이름으로 부정당하고 행복의 이름으로 납득되는 것일까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다고
모르면 모른다고 궁금하면 궁금하다고
남들은 어떨지 몰라도 내 생각은 이렇다고
자연스럽게 솔직하기란 어떤 사람들에겐 거절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난제인 것이다
솔직해짐으로써 타인의 비난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을 억누르면서 스스로를 미워할 것인가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을 언제 놓을 것인가'의 문제는
어찌 보면 우리가 어른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다
재능의 유무 그리고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은 무엇으로 결정되는 것일까
<중쇄를 찍자!>의 만화주간지 '바이브스' 부편집장 이오키베는 이렇게 말한다
"작가 본인이 스스로 극복해내야 할 벽이 있어"
편집자를 포함해, 주변에서 아무리 도움을 준다고 해도
궁극적으로는 창작자 본인이 스스로를 움직여야만 한다.
한 번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그곳에서 버티는 건 쉽지 않다고
다시 말해 소설을 한 권 쓰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소설을 지속적으로 써내는 것
소설로 먹고 사는 것
더 나아가서는 소설가로서 살아남는 것이야말로 정말 어려운 것이라고
타인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은 쉽다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어려운 것이다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고 비판할 바에는
뭔가를 만들어내고 비판받는 편이 차라리 낫다
원고를 보여주면 '평가하는' 편집자보다 '질문하는' 편집자가 고맙다
나이 들면 마음이 흔들리거나 설레거나 떨리는 일이 점점 줄어든다
감동할 기회도 적어진다
그나마의 위안은 나이 들어가는 일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나이 들어가며 느끼는 쓸쓸함과 슬픔을 최대한 막아주는 것은 안티에이징 시술도 아니고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의지도 아니다
그것은 '가급적 오래오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치심과 생각의 유연성을 잃지 않으면서 인간적 존엄을 지키려면 가능한 한 오래도록 손에서 일을 놓지 않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불평하거나 투덜대거나 까탈스럽게 굴지 않고
무의미한 말을 시끄럽게 하지 않고
떼 지어 몰려다니지 않고 나대지 않으면서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가능한 한 계속하는 것
현재로선 이것이 내가 나이 듦에서 바라는 모든 것이다
"무대 위에서의 공포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인생에서 마주칠 수많은 변화는 어떻겠어?"
보편성을 포기하는 것
그래서 남들과 다르기를 선택하는 것에는 용기와 자부심이 필요하다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만큼 추가적인 기쁨을 사용자에게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선명하게 해준다
Mac은 마치 까칠하고 처음엔 친해지기 힘들어 보이지만
일단 한 번 관계를 맺게 되면 다른 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성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과도 같다
자유로울 것 中, 임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