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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니체의 인생 수업 본문
니체의 인생 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현희 역) 中
• 살 이유가 있는 사람은 거의 어떠한 고통도 참을 수 있다.
▶ 엮은이의 말 _ 고단한 삶에 지친다면 니체를 읽자
• 채우기보다는 비워내 나 자신을 찾아 삶의 위기를 의연하게 이겨내길 당부하는 니체 특유의 디톡스 철학, 생(生) 철학이 고된 우리의 현실을 이겨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니체는 인간의 삶에서 고통은 오히려 필수적인 것이라 말하며 나답게 의연하게 살아갈 것을, 그리하여 비교하는 삶과 과시하는 삶, 허영심 가득한 삶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한다.
• 이 책은 니체의 중기 이후의 글들을 묶은 편역서이다
▶ 1장 내 삶의 방향을 제대로 찾기 위한 인생 수업
• 자연의 모습에서 자신의 닮은 꼴을 발견하라
• 목표를 추구하는 삶은 매우 힘들고 잠시도 편안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는가? 그것은 당신이 ‘인식의 꿀보다 더 달콤한 꿀은 없다’는 사실을 아직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모르겠지만 드리워진 비애의 구름마저도 당신의 원기를 회복시킬 우유를 짜내는 젖가슴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야 그동안 온 세상을 즐거움으로 지배하는 자연의 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이러한 인생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지혜도 쌓여서 늘그막에는 변함없는 정신적 기쁨을 느끼며 온화한 햇빛처럼 빛나게 된다. 결국 당신은 자연이 바라는 대로 인생의 한 산등성이에서 나이와 지혜의 정점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죽음에 안개가 다가올 시간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아도 화를 낼 이유가 없어진다.
• 사물들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멀리 거리를 두고 봐라
• 많은 사람 틈바구니에 끼어서 그 사람들처럼 살면, 내가 나처럼 생각하지 못하거든. 사람들 틈에서 살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마치 사람들이 나를 나 자신에게서 추방하고, 내게서 영혼을 빼앗는 것처럼 여겨져. 그러다 보면 결국 나는 사람들에게 악의를 품게 되고, 또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돼. 이럴 때 나에게 사막이 필요해. 그래야 내가 다시 제대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
•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깊은 고요다
• 괴테는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은 깊은 고요다. 그 속에서 나는 세상에 역행하며 살고 성장하며, 불과 칼로도 빼앗을 수 없는 것을 얻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군중 속에서도 여전히 자신과 더불어 평화롭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드문 일인가.
• 제아무리 강한 자도 같은 사회에서 함께 교육받으며 자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조소와 비아냥거림은 두려운 법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그리 두려운 것일까?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것! 한 개인이나 한 가지 사안을 단숨에 제압해버리는 가장 합리적인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내면에는 무리에 속하려는 군중 본능이 있다.
• 고독을 견디는 법을 가르치는 사회여야 한다
내가 보기에는 이미 우리의 교육과 훈육 방식이 지닌 가장 보편적인 결함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아무도 고독을 견디는 법을 배우지 않고, 고독을 견디려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고독을 견디는 법을 가르치려는 사람도 없다.
• 저녁의 고즈넉함과 일몰의 고요함을 사랑하라
조용한 사람에게는 ‘무위의 행복’에 깃든 드물고도 기이한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너희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그에게는 저녁의 고즈넉함과 일몰의 고요함이 있는데, 열정으로 너무 자주 소진되고 찢기고 중독된 가슴을 안은 사람이라면 그게 무엇인지 알리라.
• 무언가를 포기하는 단련을 매일 꾸준히 하라
자그마한 일에도 자제하지 못하면, 큰일에 대한 자제력도 무너지기 쉽다. 그러니 적어도 하루에 한 번 뭔가 사소한 것을 포기하는 단련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 하루를 잘못 사용한 것이고, 이는 그다음 날 하나의 위험이 될 것이다. 스스로 주인이 되는 기쁨을 지키고 싶다면 반드시 무언가를 포기하는 단련을 해야 한다.
•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가져라
깊은 샘에 뭔가가 떨어지면 바닥에 닿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듯이 깊이가 있는 사람도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 영업 사원들이 지닌 가장 큰 편견은 ‘영업해야 한다’는 생각 그 자체다. 그 생각에 매진하면 모든 장소와 사회와 호의마저 영업이라는 틀 안에서 보게 되어 정신이 아예 매이게 된다.
• 내가 하는 일의 목적을 논할 시간을 반드시 가져라
“내가 하는 일은 과연 무엇을 위함인가? 나는 이 일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
• 사소한 습관들부터 고쳐야 인생이 달라진다
육체의 만성적인 병처럼 영혼의 만성적인 병 또한 육체와 영혼의 법칙을 한 번 크게 침해당했다고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병들은 알아채지 못한 무수히 많은 사소한 소홀함 때문에 생긴다.
• “항상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한, 그는 폭도에 속한다.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릴 때, 그는 비로소 진리의 궤도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나 다른 사람, 그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본다.” 누가 이 말을 했을까? 1,800년 전 에픽테토스(고대 그리스 로마의 후기 스토아 철학자-옮긴이)가 했던 말이다.
• 지혜란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에서 외로운 자가 자신에게 속삭이는 귓속말이다.
• 우리는 자신의 무지와 지식에 대한 빈약한 갈증을 위엄과 성격으로 가장하면서 거만하게 행세하는 법을 터득하기도 한다.
• 자신의 무지를 숨기고자 거만하게 행세하지 마라
• 내가 어떤 단계에 살고 있는지 자각해야 한다
비교적 높은 인간 정신의 제1단계에서는 용기가 미덕 중에서 가장 고귀한 것으로 여겨진다. 제2단계에서는 정의, 제3단계에서는 절제, 그리고 제4단계에서는 지혜가 가장 고귀하게 여겨진다. 이 네 단계 중에서 우리는 어떤 단계에 살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어떤 단계에 살고 있는가?
•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좋지 않은 취향을 지녔다면 스스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선’이라는 것이 이웃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면 더는 선이 아니다. ‘공동의 선’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는가! 이 말 자체가 모순이다.
• 몸서리쳐지는 두려움이나 가슴이 따뜻해지는 다정함도 민감한 감정을 지닌 사람이어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희귀한 것은 그만큼 고귀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다.
• 자기 행동을 숙고하는 법을 단련해야 한다
• 간단한 일에 불과하더라도 내면의 눈을 감아야만 한다. 정말로 평범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이들이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알아내고 또 이해하려면 사상가는 눈을 감고 생각하는 법을 알아야만 한다.
• 선행은 세상에 알려지면 순수한 쾌감이 사라진다
• 아무도 모르게 선행을 함으로써 얻는 순수한 쾌감은 허영심이 충족되는 순간 사라진다.
• 자신의 덕목을 지켜라. 전체를 위해 자기가 지닌 어느 개별적인 덕목, 예를 들어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는 친절’이라는 덕목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고귀한 품성과 풍부한 영혼을 지닌 사람들일수록 이러한 위험을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덕목은 어떻게 보면 매우 사치스러운 것이라 어떤 방식으로 취급할지는 결국 자신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용이라는 덕목을 악덕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을 잃지 않고 지키는 법을 알아야만 한다. 이렇게 가장 어려운 시험에 통과해야 독립을 이뤄낼 수 있다.
• 나에 대한 남들의 말들을 모두 신경 쓰면 파멸한다
• 가장 극복하기가 어려운 것이 내 안의 허영심이다
가장 손상되기 쉽고도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우리의 허영심이다. 게다가 이 허영심이란 것은 손상될수록 더욱 커지고 더욱 강력해진다. 허영심은 진짜인 것, 그러니까 독창적인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두려움이다. 즉 자부심이 부족한 것이다. 허영심에 사로잡힌 자들은 상품을 진열해놓은 매대와도 같아서 진짜 자기 모습을 숨기기 위해 끊임없이 전시 상품을 바꿔댄다. 즉 타인이 말하는 자신의 특성을 계속해서 정돈하고 숨기거나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 명성과 칭찬에 민감해지는 허영심을 제발 버려라
누군가에게 칭찬을 들었을 때 기뻐하는 것은 우리의 허영심 때문이다. 허영심이 없는 사람은 칭찬을 들어도 단지 예의상 기뻐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다. 평소에는 자기 자신에 만족하는 사람도 병을 앓고 나면 명성과 칭찬에 민감해지는 허영심을 보인다. 이때 그는 병 때문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만큼 외부에서 자신을 되찾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서 자신을 찾으려 한다.
• 어설프게 아는 사람과 잘 아는 사람의 차이점
외국어를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 오히려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보다 외국어를 안다는 사실을 더 즐거워한다. 잘 알아듣지 못하면 오히려 대화할 때 조금만 아는 게 들려도 만족하고 기뻐하기 마련이다.
• 사람이 사물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사물을 가로막고 서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그 자신이 사물을 보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 두려워 말라. 네가 서 있는 곳을 깊이 파내라! 그 아래에 샘이 있다! “그 아래 끝에는 언제나 지옥이 있다!”라고 외치는 몽매한 인간들은 떠들게 내버려둬라.
• 두 종류의 냉정함이 있다. 정신이 고갈되어 생기는 냉정함과 절제에서 생기는 냉정함을 혼동하지 않으려면 ‘전자는 기분이 언짢고, 후자는 쾌활하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누군가에게는 부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판단한다. 젊은이에게 ‘자신과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보다 더 존경하도록 가르친다면, 이는 젊은이를 가장 확실하게 망치는 길이 될 것이다.
▶ 2장 내가 원하는 나로 살기 위한 인생 수업
• 횃불을 손에 들고 불시에 내 모습을 들여다봐라
사람의 정신은 육체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다면 횃불을 손에 들고 불시에 들여다봐야 한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익숙해진 사람은 자신의 추함을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 대개 사람들이 칭찬의 의도에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서 칭찬을 늘어놓는 것은 일종의 자기 통제다. 세련되면서 고상하게 자신의 의도를 숨기는 방식인 것이다
• ! “그가 나를 칭찬했으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해.” 이런 어리석은 추론을 하면 우리의 이웃이나 친구로 어리석은 자를 불러들이게 되고, 우리의 삶을 망치게 된다.
• 대개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에 대해 편파적이다. 꾸중을 들을 때는 그것이 진실이라 여기면서 칭찬을 받을 때는 바보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커서도 칭찬을 과소평가하고 비난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평범함이란 우월한 정신을 지닌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가면이다. 왜냐하면 이 가면은 대중에게, 즉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것이 가면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뛰어난 정신을 지닌 사람은 바로 이런 평범한 사람들 때문에 평범함이라는 가면을 쓴다. 말하자면 평범한 사람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동정과 선의에서 그러는 경우도 적지 않다.
• 높은 수준의 교양을 쌓을수록 모든 것이 흥미롭게 보인다
인간은 더 높은 수준의 교양을 쌓아갈수록 모든 것이 흥미롭게 보인다. 어떤 사안의 교훈적인 면을 재빨리 파악하고, 사고의 틈새가 교양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점과 교양으로 사상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할 줄 알게 된다. 그리고 점점 지루함은 사라지고, 지나치게 흥분하는 감정도 사그라진다. 마침내 식물들 사이로 다가가 연구하는 자연과학자처럼 스스로 사람들 틈에 들어가 자신의 인식 충동을 강하게 자극하는 어떤 것을 하나의 현상으로 인정한다.
• 인식하고 평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적어도 한동안 이것들과 떨어져 있어야만 한다. 도시를 떠나야 비로소 집 위로 솟은 탑이 얼마나 높은지 볼 수 있는 법이다.
• 만사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주 불편한 특성이다. 이러한 특성은 항상 긴장해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있게 만든다. 그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 뱀은 허물을 벗지 못하면 죽는다. 마찬가지로 의견을 바꾸지 못하게 하는 정신은 죽은 정신이다.
▶ 3장 삶의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한 인생 수업
• 삶의 짐을 가볍게 해주는 좋은 방법은, 삶의 모든 과정을 이상화하는 것이다.
• 삶을 이상화하고 싶다면 그 삶을 너무 자세히 보려고 하지 말라. 그리고 일정 거리를 두고 삶을 바라보라. 괴테(근현대 독일의 가장 위대한 문인-옮긴이)는 이런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 우리는 꽃, 잔디와 나비를 좀 더 가까이해야 한다. 이들보다 너무 키가 크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꽃, 잔디와 나비를 가까이 대하듯이 말이다. 반면에 우리 성인들은 너무 키가 크기 때문에 이들과 가까이 하려면 몸을 낮추어야 한다. 어쩌면 키가 큰 우리가 잔디에 사랑한다고 고백한다면 잔디는 우리를 증오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좋은 모든 것에 관여해 일부가 되고 싶다면, 때로는 작아지는 기술도 알아야만 한다.
• 일반적으로 정직한 사람은 어떤 사람의 죽음을 마주할 때 너무 섭섭해하지 않는다. 도리어 장황하게 조문을 읽는 자를 위선자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곤경에 처했을 때 비로소 어떤 개인이라는 존재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므로 ‘늦은 탄식’은 제대로 된 묘비명이라고 할 수 있다.
• 나 자신을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 “모든 사물의 중요성을 새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을 믿는다.” 당신의 양심이 말하는 것은? “내 양심은 ‘너는 너 자신이 되어라’고 말한다.” 당신의 가장 큰 위험은 어디에 있는가? “동정에 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무엇을 사랑하는가? “나의 희망을 사랑한다.” 당신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언제나 남을 모욕하려는 자들이다.” 당신에게 가장 인간적인 것은 무엇인가? “타인의 수치심을 덜어주는 일이다.” 당신이 이룩한 자유의 징표란 무엇인가? “나 자신을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 나의 고통을 일컬어 ‘개’라고 부르는 이유
나의 고통을 일컬어 나는 ‘개’라고 부르기로 했다. 나의 고통은 여느 다른 개처럼 충성스럽고, 귀찮게 굴고 뻔뻔하지만, 재미있고 영리하다. 나는 그 개를 야단칠 수 있고, 기분이 안 좋으면 그 개에게 화풀이를 할 수도 있다.
• 원하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그 모습이 너 자신이 된다
활동적이고 성공적인 본성을 지닌 사람들은,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격언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라. 그러면 그 모습이 너 자신이 될 것이다’라는 명령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 행동한다. 운명은 늘 이런 사람들에게는 선택을 허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비활동적이고 인생을 관망하는 사람들은 삶에 발을 내디뎠을 때, ‘단 한 번의 선택을 어떻게 했는지’를 끊임없이 곱씹어본다.
• 소나무와 전나무는 조금도 초조해하지 않는다
소나무는 마치 귀 기울여 듣는 듯하고, 전나무는 뭔가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둘 다 조금도 초조해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초조와 호기심 때문에 진이 빠져 자신의 발아래에 누워 있는 하찮은 인간들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 아모르파티(Amor fati, 운명애)! 이제부터는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나의 사랑일 것이다. 나는 추한 것과 싸우고 싶지 않다. 나는 비난하고 싶지 않다. 비난하는 자를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차라리 그들을 외면하는 것이 내 유일한 부정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니까 언젠가 나는 무엇이든 긍정을 표하는 자가 되고 싶다.
• 우뚝 솟은 나무가 비바람을 피할 수 있을까
• 외부에서 가해지는 불이익과 반대, 온갖 종류의 증오, 질투, 고집, 의심, 난관, 탐욕, 폭력 등등 이런 것들은 당연히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 없이 위대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독은 허약한 존재를 파멸시키지만, 강자에게 독은 힘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강자는 이것을 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 상대와 격차가 크지 않아서 간발의 차이로 이길 것 같다면 승리하려고 무리한 행동을 하지 마라. 패배자도 기쁜 마음으로 졌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훌륭한 승리다. 훌륭한 승리에는 치욕감이 들지 않게 하는 어떤 신성함이 있다.
• 모든 끝이 반드시 목표는 아니다. 선율의 끝이 선율의 목표는 아니지만, 선율이 끝에 이르지 못하면 이 선율은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 된다. 이는 하나의 비유이다.
• “산을 가장 잘 올라가는 방법은?” 그런 생각일랑 말고, 묵묵히 산을 오르기만 하라!
• 고귀한 영혼이란 가장 높이 날아오를 수 있는 영혼이 아니다. 고귀한 영혼이란 상승도 하강도 거의 하지 않지만 항상 자유롭고 투명한 대기와 높은 곳에서 사는 영혼을 말한다.
• 질투심이 전혀 없다는 것은 업적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아무도 살지 않는 나라, 단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는 나라를 정복하려 하기 때문이다.
▶ 4장 삶과 인간의 본질을 들려주는 인생 수업
• 의미 있는 인생은 드물지만 최고의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사는 이들은 기회만 온다면 마음속에 담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사랑, 봄, 아름다운 선율, 산맥, 달, 바다 등등.
• 자신이 본래 하려던 의도를 잊어버리고 마는 사람
대개는 여행하면서 원래 하려던 여행의 목표를 잊기 마련이다. 거의 모든 사람도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직업을 선택해 시작했지만, 일하는 동안 결국은 직업이 최종 목적이 되고 만다. 이렇게 본래 하려던 의도를 잊는 일은 우리가 범하는 어리석은 행동 중 가장 흔한 행동이다.
• 인간은 행복의 상자라면 감탄했던 판도라의 상자가 재앙의 상자임을 알지 못했고, 남아 있는 재앙을 가장 큰 행복의 보물로 여겼다. 그것은 곧 ‘희망’이었다. 그러니까 제우스(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왕-옮긴이)는 인간이 다른 많은 재앙에 시달리더라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재앙에 괴로워하길 바랐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제우스는 인간에게 희망을 주었다. 희망은 인간의 고통을 연장시킨다. 그래서 희망은 최악의 재앙이다.
• 자기 영혼의 칠판이 빼곡하게 채워지면
인간은 애증이 서로 교차한다. 이는 끊임없이 ‘인생에 대한 자신의 판단’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인간의 내적인 특징이다. 인간은 좋고 나쁜 모든 경험을 마음에 담아두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자기 영혼의 칠판이 빼곡하게 채워지면 더는 현존재(존재가 무엇인지 물을 수 있는 존재자를 인간이라는 용어 대신 현존재라고 부름-옮긴이)를 미워하거나 경멸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현존재를 품고 때로는 기쁨의 눈으로, 때로는 슬픔의 눈으로 바라보며, 자연처럼 여름인가 싶으면 곧 가을인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 노년에 인생을 판단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저녁에 낮을 판단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이때는 흔히 피로가 힘, 성공과 선한 의지 등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노년에 이르러 인생을 판단하는 일은 최고로 신중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노년은 저녁과 마찬가지로 새롭고 매력적인 도덕으로 변장하기 좋아하며 저녁놀, 황혼, 평화롭고 동경으로 가득 찬 고요로 인해 낮을 부끄럽게 하기 때문이다. 노인에 대한 경외심으로 우리는 자칫 노인의 정신이 노쇠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 지금은 자기가 행복하다고 느낄 때도 이웃의 불행을 자기의식 속에 자본으로 쌓아두었다가, 자기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쌓아둔 남의 불행을 같은 일에 적용해보려 한다. 이렇게 해서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행운을 얼마나 얻었느냐를 평등의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남의 불행을 보고 기뻐하는 마음은 평등의 승리와 회복에 대한 가장 저속한 표현이다.
• 난간은 사실 붙잡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로써 필요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젊은이에겐 무의식적으로 이런 난간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우리가 정말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을 만큼 큰 위험에 처했을 때, 그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들이 가까이에서 지켜준다는 안정감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 교사, 친구! 일반적으로 이들 세 사람이 모두 그런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 사계절과 유사한 기간이 있는데, 20세부터 50세까지의 기간이 바로 그러하다. 여기서는 통틀어 10년 단위로 계산했지만, 대략적인 계산법으로 각자 자기 경험에 맞춰서 순화시켜야 한다. 20세에서 50세까지, 이 세 번의 10년은 세 계절인 여름, 봄과 가을에 상응한다. 다만 사람의 인생 중 겨울에 해당하는 연령대는 없다. 혹독한 시련을 겪거나 차갑고, 외롭고, 희망이라고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병을 앓느라 아무 성과 없이 보내는 기간을 인생의 겨울이라고 부른다면 모를까. 유감스럽게도 이런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20대는 뜨겁고, 귀찮고, 천둥 번개가 치는 거친 날씨와 같으며, 활동력이 왕성해 지치게 만드는 시기이다. 또한 날이 저물어 밤이 오면 그 날을 찬양하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는 시기이기도 하다. 일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런 20대의 시기는 인생의 여름이다. 이에 비하면 30대는 인생의 봄이다. 이 시기에는 공기가 너무 따뜻하다가도 어느새 금방 너무 추워지고, 언제나 날씨가 불안정해 자극적이다. 또한 기력이 왕성하고, 잎이 무성해지며, 어디서나 꽃향기가 풍겨오는, 아침과 밤이 더욱 매혹적인 시기이기도 하다.
30대에는 진정으로 마음이 끌리는 일을 하고 있기 마련이므로 새소리에 깨어나 일터로 가면서도 아직 한창때의 즐거움에 젖어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에 부풀고는 한다. 마지막으로 40대는 모든 것이 정지한 듯한 신비로운 시기이다. 상쾌한 바람이 부는 높고 넓은 산악지대의 고원과 같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낮과 밤을 똑같이 온화하게 보내는 시기이다. 40대는 수확의 시기이고 가장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쾌활함을 느낄 수 있는 시기로, 인생의 ‘가을’이다.
• 여러 사건에 깊이 몰두하는 사람에게는 남는 것이 차츰 적어진다. 이런 이유로 위대한 정치가들은 그야말로 완전히 공허한 인간이 되기 쉽다. 하지만 이들도 한때는 충실하고 속이 꽉 차 있고 풍부한 사람이었다.
• 이른 나이에 업적을 쌓으면 손해가 되는 이유
이른 나이에 이미 업적을 쌓은 자는, 보통 연륜과 나이 든 사람에 대한 외경심을 잃게 된다. 그 결과 그는 성숙한 사람들과 성숙한 사회에서 이탈하게 된다. 이것이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손해가 될 것이다. 결국 그는 업적은 일찍 이루었지만, 남들보다 더 오랫동안 애송이이자 뻔뻔하며 어린아이 같은 자로 취급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연도 당신 안으로 들어와 들여다본다.
• ‘불만’이란 나중에 그 원인을 제거한다고 해도 절대 해소될 수 없는, 말하자면 절대 나아질 수 없는 하나의 육체적 질병이다.
▶ 5장 인간관계의 비밀을 알려주는 인생 수업
• 어떻게든 진리를 듣고 싶다면, 광대를 곁에 두어야만 한다. 즉 누구에게도 자신을 맞출 필요가 없는 광인의 특권을 가진 그런 존재를 곁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악한 마음을 품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수단은 상대를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는 것이다. 기다림은 사람을 비도덕적으로 만든다. 오래 기다리게 하면 그 누구라도 비도덕적인 사람이 된다.
• 허영심이 매우 강한 사람들을 상대할 때는 맹렬하게 공격할 것 같은 기색만 보여도 된다. 이들은 상대방이 진지하게 상대할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 순순히 물러난다.
• 상대와 화해하고 싶다면 유머를 펼칠 기회를 주라
• 대화에서 상대에게 가장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그가 자신의 명민함과 사랑스러움을 빛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이러한 점을 이용해서 대화를 나눌 때 상대에게 재치 있는 말을 할 최고의 기회를 만들어줌으로써 호감을 이끌어낸다.
• 누군가의 속마음을 알고 싶다면 이런 기술을 연마하라
분노는 영혼을 소진시키고 자신의 밑바닥을 밖으로 드러내게 만든다. 그래서 누군가의 속마음을 명확히 알 방법이 없을 때에는 그의 주변 사람들, 추종자와 적을 화나게 하는 기술을 연마해두는 것이 좋다. 그로써 그가 당신에게 맞서 근본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 섬세한 영혼을 지닌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감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울해진다. 반면에 거친 영혼을 지닌 사람은 자신이 누구에겐가 감사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알게 되면 우울해진다.
• 칭찬하는 사람이 내미는 달콤한 몰염치를 마셔버리는 수밖에! 그가 하는 칭찬의 핵심에 담긴 역겨움과 깊은 경멸을 극복해야 한다. 감사하는 기쁜 마음이 드러나도록 얼굴에 주름살을 만들자. 그는 정말로 우리를 기쁘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그가 스스로 매우 뛰어나다고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우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도 승리했다고 여긴다. 이런 무뢰한 같으니! 그도 그럴 것이 ‘자기 자신’에게 이런 칭찬을 받기는 쉽지 않다.
• 오만불손한 사람이 다른 것으로 꾸며 자신을 가장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다음의 세 가지 불쾌한 일이 일어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첫째, 그가 우리를 기만하려 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게 화를 낼 것이다. 둘째, 그가 우리에게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걸 보여주려 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게 화를 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두 가지 시도가 모두 실패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비웃을 것이다. 따라서 절대 오만불손해서는 안 된다!
• 동정이나 자비보다 호의가 더 큰 역할을 했다
• 호의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것은 누군가를 사귈 때 친절을 드러내는 표현이나 눈웃음 혹은 악수를 비롯해 일반적으로 인간의 모든 행위에 깃든 유쾌함이다
• 이는 지속적인 인간다움의 증거이자, 모든 것을 성장케 하는 인간다운 빛의 너울이다. 특히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에게서 호의를 받을 때 인생은 파릇하게 생기를 띠고 충만해져 꽃을 피운다. 선함과 우정과 진심에서 우러난 상냥한 태도는 곧 비이기적인 충동이 계속 일어나 넘치는 것이다. 이러한 호의는 문화를 건설하는 데 있어 그 유명한 동정이나 자비나 헌신보다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호의를 과소평가한다. 사실 호의에는 비이기적인 요소가 그리 많진 않으나, 작은 것들이 모여 커지고 그 총량이 아주 막강해진다. 마찬가지로 호의를 받으면 흐린 눈으로 세상을 볼 때와는 달리 많은 행복을 발견하게 된다. 이치를 올바르게 따지고 각자의 삶에서, 가난한 삶에서조차 하루하루를 충만케 하는 기분 좋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 자신의 사상을 얼음처럼 차갑게 유지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논쟁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지 않는다.
• 내심 처벌과 복수를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를 고발하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자신의 운명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고발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비탄은 고발이요, 스스로 기뻐하는 것은 모두 칭찬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비탄에 처하든지 기뻐하든지 간에 그 이유를 항상 누군가의 탓으로 돌린다.
• 사람들의 간청은 거절해도 되지만 절대 사람들의 감사를 거절해서는 안 된다. 감사를 거절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깊은 모욕감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의 감사를 차갑고 형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거절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적에게 철저히 복수하고 싶다면 먼저 진실과 정의를 확보하고, 그것을 적을 상대로 쓸 수 있을 때까지 태연하게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해서 복수한다면 정의를 실행한 셈이 되므로 ‘가장 지독한 복수’라 할 수 있다. 정의야말로 가장 높은 가치이므로 적은 더 이상 항소할 상급법원이 없기 때문이다.
•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는, 무언가 좋은 일을 할 궁리를 해라. 만약 자신이 저지른 행위로 처벌받게 되면, 이로써 다른 사람이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고하는 본보기가 될 테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기꺼이 받아들여라.
•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의 명예를 존중하듯이, 혼잣말을 할 때도 다른 사람들의 명예를 위해 예의를 지켜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무례한 사람이다.
• 용감한 사람을 설득하는 법은 무엇인가? 용감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설득하려면, 그 행위를 실제보다 더 위험해 보이도록 묘사해야 한다.
• 매우 당황한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분명한 태도로 그들을 칭찬하는 것이다.
• 예민하고 직감이 강하면서도 질투심이 큰 사람은 자신이 경쟁자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들은 경쟁자를 정확히 알려고 하지 않는다.
▶ 6장 우정과 사랑의 비밀을 알려주는 인생 수업
• 두려움을 잘못 알아낼 때와 사랑을 잘못 알아낼 때
인간에 대한 일반적인 통찰을 더욱 촉진한 것은 사랑보다는 두려움이었다. 왜냐하면 두려움은 다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알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만일 잘못 알아내면 위험과 불이익이 닥칠까봐 우려한다. 반대로 사랑에는 가능한 한 다른 사람이 지닌 아름다움을 많이 보고, 그를 높이 올리고자 하는 은밀한 충동이 있다. 이 경우 잘못 알아낸다 해도 사랑에는 다 즐거움이고 이익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잘못 알아내는 것이다.
• 오만불손이라는 이름의 잡초가 자라면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전부 망치게 된다. 세상에 오만불손함을 조심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진심, 경의의 표시, 호의적인 친근함, 연애, 우정 어린 충고, 잘못에 대한 고백, 타인에 대한 동정에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마저도 그사이에 오만불손이라는 잡초가 자라면 결국 다른 사람의 반감을 사기 마련이다.
• 사람들과 교제하는 데 오만불손하다는 평판을 받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다. 이는 정중하게 거짓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보다도 더 악영향을 미친다.
•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타인의 친절을 받은 기억을 간직해야 한다. 즉 사람들의 좋은 점들만 알아내고, 그 뒤로는 지워버리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자신에게 편안하게 의존하도록 만들 수 있고, 자기 자신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타인의 친절을 받은 기억이 있는지 없는지가 자기 자신에 대한 태도를 결정한다. 또한 상대의 호의와 의도를 고상하고 자비롭게 보는지 아니면 불신하는지를 결정하며, 더 나아가 호의와 의도를 표현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태도를 결정짓는다.
• 항상 불신하고 질투한다면 그는 시대에 뒤떨어진 인간이다
항상 불신하고, 경쟁 상대와 이웃이 뭔가 좋은 일을 해낼 때마다 질투하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난폭하게 굴고 화를 내는 사람은 과거의 문화가 남긴 일종의 잔재로, 과거에 속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불편한 성격을 가진 그가 사람들과 교제하는 방식은 강한 자가 마구잡이 주먹을 휘두르듯이 자위권을 행사하던 시대의 상황에나 걸맞기 때문이다. 즉 그는 시대에 뒤떨어진 인간이다. 반면에 다른 사람과 함께 기뻐하고, 어디에서나 친구를 얻고,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든 것에 깊은 애정을 느끼고, 모든 사람의 명예와 다른 사람의 성공을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오로지 진실을 깨닫기 위해 특권을 요구하지 않고, 겸허히 어떤 사안을 의심하고 불신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미래의 문화를 선도하는 앞서가는 인간이다. 전자는 인간이 처음으로 교제하던 시대의 거친 기반에서 비롯되었지만, 후자는 문화라는 토대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지하실에 갇혀 미쳐 날뛰며 울부짖는 야수와 가장 높은 층에 사는 고귀한 인간의 차이
• 자기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마라. 자칫 당신이 그런 자의 분노와 복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권력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즉 그 사람의 권력을 두려워한다는 의미로 외경심을 느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권력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와 자신을 갈라놓고 배제하고 위아래로 구분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렇듯 사랑과 존경은 같이할 수 없으므로 명예욕이 강한 사람들은 사랑받는 것을 은밀히 또는 공공연하게 거부한다.
• 자기 자신과 평상시에는 친구 사이인 어떤 사람에게 성실할 것. 적을 대하는 용기를 지닐 것. 패자에 대해 관대할 것. 그리고 항상 공손할 것! 이 네 가지 주요 덕목을 지키기를 바란다.
• 사랑하는 법과 친절을 베푸는 법은 어린 시절부터 배워야 한다.
• 마음속에 품은 여성상이 어머니가 남긴 유산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비롯된 여성상을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있다. 제각기 마음속에 품은 그 여성상에 따라 여성을 존경하는지 경멸하는지 또는 아예 무관심한지가 결정된다. 바로 이것이 ‘어머니의 유산’이다.
• 결혼 관계가 이어지는 내내 오직 대화만은 계속된다
결혼은 일생 동안 이어지는 대화다. 그러므로 결혼하기 전에 이렇게 자문해봐야 한다. ‘이 여인과 늙어서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가?’ 결혼에서 다른 것들은 모두 일시적이지만 대화만은 아니다. 대화는 결혼이라는 관계가 이어지는 내내 계속된다.
• 오만불손한 행위 중에서도 “사랑받고 싶다”라고 요구하는 것만큼 오만불손한 것은 없다.
• 오만불손하거나 질투를 일으킬 만한 사람은 친구가 없다. 다행히 대부분의 사람은 딱히 질투할 만한 부분이 없어서 친구가 있는 것이다.
2024.9.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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